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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화 프로토콜
    카테고리 없음 2019. 6. 28. 13:09

    프로토콜이라는 것이 한번 정해지면 얼마나 바꾸기 어려운 것인지 점점 실감하게 된다.

     

    아주 오래전에, 모바일 시대 이전에, 전화를 걸고 받을때, 전화를 받는 쪽에서 누가 거는지를 알 수 없었기에, 전화 받는 사람의 첫미디는 "여보세요", 건 사람의 전화의 첫마디는 "안녕하세요 누구인데요" 였다. 

     

    이것은 수신자를 확인 할 방법이 없는 시절에 필연적으로 생긴 프로토콜이었다. 하지만, 그 필요성이 없어진지 2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에도 많은 사람들의 프로토콜로 자리잡혀 있고, 이를 지키지 않을경우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는다.

     

    문롱 수신자를 확인할 방법이 생긴것으로 인해 더 복잡한 상황을 고려해야 하고, 그것이 정형화 되지 않았으므로 "모르는 척" 하는것이 현재로서는 혼란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예를 들어 받는 사람이 내 전화번호를 알긴 아는데, 전화번호 목록에 등록이 되어 있는지 아닌지 확신이 없는 애매한 경우 같은 복잡한 상황이 존재한다.  전화번호가 저장이 안되어 있다면, 이름이 아닌 번호로 뜨기 때문에 누군지 모를 수도 있고, 저장하지 않았다는걸 알고 내가 상처를 받을 수 있는 상황도 존재하고, 저장하지 않아서 누군지 모르는 것을 미안해 하는 상황도 분명 존재한다. 그 모든 사소한 감정의 흐름을 다독여 주는 것이 바로 프로토콜의 힘이다. 건 사람이 누군지 알아도 "모르는척", 받는 사람이 누군지 아는지 알아도 "몰랐지?" 해 주는것이 매너이고 예의인 것이다.

     

    문론, 최근에는 아주 단축되어서, 극단적인 경우에는 친한 사람이 전화를 걸었을때에는 받는 사람이 "왜?" 로 시작해서 저 프로토콜을 생략하는 경우도 있고,  받는 사람이 누구인지 뻔히 알면서도 "여보세요"를 의례적으로 하면, 거는 사람은 아는거 뻔히 알면서도 "난데" 정도 해주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 애매한 상황들이, 요즘 사람들의 통화 공포증을 유발하게 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

     

     

    아.. 원래 email에서의 프로토콜에 대해 쓰려다 서두로 전화 얘기를 꺼냈는데, 전화는 상황이 더 심각한것 같아서.. email은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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